리뷰
by anonymous posted Jan 2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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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열린 블루문 로스앤젤레스에 다녀왔습니다. 2시간 조금 넘는 시간동안 흠뻑 빠져들어 즐겁게 즐기고 왔어요. 
실은 죄송스럽게도 녹본을 실패하는 바람에^_ㅠ........이것저것 끄적였던 것들을 모아서 최대한 자세하고 긴 후기를 남겨보겠습니다.

우선 전체적인 감상은, 
1. 정용화의 라이브는 기회만 된다면, 안되면 만들어서라도, 꼭 보고 들어야 하는 것이구나
2. 음향이 웅웅대고 아쉬워도 보컬은 소름끼칠만큼 뚫고 나왔다는 것. 정보컬 최고.
3. 중간중간 집어넣는 애드립과 재치, 귀여움, 춤사위 덕분에 숨돌릴 틈 없이 즐거운 공연!
4. 키워드: Baby♥

거의 큰 변화 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Blue Moon의 세트리스트는 사실 전혀 새롭진 않았습니다. 씨엔블루를 'K-pop'으로 소비하는 관객을 대상으로 펼쳐지는 '월드'투어이고, 씨엔블루가 낸 마지막 K-pop앨범은 2013년 1월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지난해 새로 발표된 수많은 주옥같은 일본 신곡들- Lady, One More Time, Let me know, Greedy Man 등이 빠져 있습니다. Blue Moon 첫 공연이 2013년 4월임을 감안한다면, 당시에는 꽤 새로웠을 신곡들이 이제는 불리고 또 불려서, 닳고 닳아버렸습니다. 중간에 아시아 투어 쪽에는 삼성과 연계해서 신곡 'Feel good'을 추가했지만, 북미 쪽에서는 쏙 빠졌죠. 라라라도 빠지고.^_ㅠ (LA에서 LALALA를 안 부르다니!......죄송합니다-.-)

세트리스트는 이렇습니다.
Where You Are- Get Away- One Time- 나란남자 - Coffee Shop - Have A Good Night - Wake Up - Love Light - Feeling - These Days - Y,Why (Kor Ver) Just Please Tattoo In My Head 직감 외톨이야 I'm Sorry 앵콜: Hey You Love Girl 넌 내게 반했어 Love Try Again, Smile again (English Ver)

시작한지 근 1년이 되어가는 월드투어. 데뷔부터 부른 지 꽤 된 곡들. 심지어 넘쳐나는 직캠으로 우린 다른곳에서 선보인 블루문도 함께 체험한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대체 왜 그리 즐거웠던 걸까요?....심지어, 새로웠던 걸까요? 돌이켜보면 참 신기한 경험입니다;;....

우선 각 곡별로 기억나는 내용을 조금씩 적어보겠습니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기타와 베이스, 드럼으로 세계를 구할 태세로 네 명의 멤버들이 등장하는 오글미 터지는 블루문 소개영상이 끝나고서, 용화는 진에 카모 야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했습니다. 오히려 추웠던 뉴욕에서 반팔을 입은 것과 달리, 따뜻한 LA에서 긴팔 재킷을 걸치고 나와서 오? 했더랬죠.

첫 몇 곡 분위기는, 조금 날서있고 차가운 느낌이었습니다. Where you are-Get away-One time. 파워풀했지만 아직은 달궈지는 단계? 지금 생각하면 음향 문제를 이때부터 캐치하고 보컬에 역량을 집중했던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아무튼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약간 낯설은 정용화가 거기 있었습니다. 옷도 쭉 잠궈서 그런지....약간 방비태세 느낌? (저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Where you are
아마 가장 그렇게 느낀 이유는 대체로 절제된 모션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첫곡이라 관객 분위기를 탐색하는 중이었던걸까요? 제 안의 웨어유어는 일본 여름 락페들에서 보여주던 땀으로 가득찬 정열가득한 무대들이 가장 강렬해서 그런지도요. 크게 중앙에서 벗어나지 않고, 시선도 정 가운데를 주시하며 무대를 끝냅니다. 시크하게 노래하다가 이따금씩 광기어린 스크림을 한번씩 보여줬죠. 여기서 좋았던 한 소절.

ONLY THEN I WILL SHINE BRIGHT!!!

그리고 이때 금빤짝이가 공중에서 터지면서!...;; 바닥에 금가루를 뿌려둡니다. 후에 드럼과 자기 사이의 공간을 보컬 없는 부분에서 폴짝폴짝 돌면서 달리는데, 발끝에 이 금가루가 흩뿌려지면서 너무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다른 직캠 보니까 공연중에 스탭분이 열심히 치우시더군요;;;;; )

Get away
언제부턴지 모르겠는데, 투어가 진행되면서 전주가 굉장히 길어진 느낌입니다. 본격적으로 달려갈 준비를 마련하는듯한? 

역시 마음에 들었던 구간들.
부셔버릴래~~~~~↗↗↗↗↗↗!!!!
소리쳐버려~~~~~아~!!!↗↗↗↗↗↗!!!!

시크하게 노래를 하다가, 이런 샤우팅 혹은 벨팅을 하게 되면 얼굴을 인정사정없이 팍 찡그러트리면서 입을 크게 쫙 벌리고 대책없이 넋을 놓게 만드는 스크림이 이어집니다.
고운 얼굴과 그 걸걸한 찢어지는 절규의 간극이란...;;;; (취향 나오네요)

One Time
Top of the world!를 먼저 외치고 시작. 관객들도 I know~ you know!! 떼창을 함께 합니다. 그냥, 언제 어디서 들어도 피를 뜨겁게 끓게 하는 곡이죠.^^
천국보다 더 높은 하늘위로~~~↗↗↗↗↗↗!!!!

그리고선 엠씨를 잠시 했던 것 같네요. 돌아가면서 인사를 하고. 언제나 LA에서 콘서트를 하고 싶었다~는 둥. 전에도 와 놓고는!! 뉴욕이랑 같은 멘트를 해서 좀 빈정상하려던 찰나.

"Do you remember, March of 2012? Now we're back here!"
이라고 해 줘서. 아주 잠시 삐졌다가 풀었습니다.ㅋㅋ

그런데 이때부터도 약간 인이어 문제인지 음향 문제가 있었던 듯.
인이어를 급히 꼈다 빼기도 하고, 스탭이랑 이것저것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꽁꽁 닫았던 카라를 확 풀어서 순간!!!! 기대했;놀랐는데 알고보니 오른쪽 인이어가 옷 안쪽에 있어서 그걸 찾아서 다시 끼느라고 그랬던 것...^_ㅠ....)

엠씨가 끝나고 시작된 나란 남자.
댄스정이 시동을 걸기 시작했습니다!!!!!ㅠㅠㅠㅠㅠ 너무 반가웠던ㅠㅠ

이때 기타를 한번 바꿨는데
리듬기타 소리가 카랑카랑하게 매우 잘 들리기 시작!!
무게감 있고, 맑고 깨끗한 소리가 나더군요.^^

나-나-나란남자 너-너-너란여자의 
깨끗하고 맑고 고운 가성에 일단 넉다운.ㅠㅠ
자↗꾸↗만↗ 너↗만↗을↗ 원해!!!!!!!!!에서 2차 넉다운
(이 부분은 음원이 없...어서 직캠으로^_ㅠ)

Coffee shop에선 본격적으로 몸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무대 앞을 오가고, 가볍게 헤드뱅 해주시고, 나른한 기지개같은 춤과, 그 양팔 밖으로 돌리는 정체모를...신우형 시절부터 췄던 듯한 그 안무를 시전!! 반가웠습니다.ㅠㅠㅠㅠ (전 혹시 댄스가수 덕후인걸까요...)
노래 자체에 들어있는 call and response로 관객과도 더욱 더 찐하게(?) 일체가 되어갔습니다.

한껏 흥이 달아오른 찰나,
Coffee shop에서 Have a good night으로 넘어가는 구간에 잠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정확히 어떤 연유인지 모르겠지만, 박자가 밀려서 Have a Have a good night- 부분의 코러스 AR이 갑자기 튀어나오면서 연주가 맞지 않는 상황이 온 겁니다. 

용화는 틀렸다는 낌새를 가장 먼저 알아채고, 멤버들에게 신호를 주면서 아주 언뜻 찌푸린 듯? 문제를 감지한 표정이 스친 찰나, 양 손으로 동시에 인이어를 박력있게 팍! 빼고는, 곧바로 "Espresso Double Double Shots~"을 부르며 함께 손가락으로 장단을 맞추면서 갑자기 댄스를 시작했습니다. Put your hands in the air!!!을 연호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손을 들고 방방 뛰게 만들었죠.

거기에 눈이 팔린 관객은 미스가 있었는지 눈치채지 못하거나, 순간 음? 했다가도 곧바로 다시 공연에 푹 몰입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의 빠른 포착, 박자에 맞는 보컬 운용, 그리고 작은 동작으로 문제 해결과 상쇄까지 단숨에 실행에 옮기는 탁월한 대처를 직접 목격하고 나니, 그저 감탄이...>.<

오히려 그 덕분에 Have a good night을 기점으로 무언가 봇물이 터진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그냥 달렸죠.
(용화가 드디어 야상을 벗은 것도 한 몫!....)


Wake up이라는 곡이 이렇게 가슴에 크게 와닿은 것도 진귀한 경험이었습니다.

가끔씩 회자되듯이, 씨엔블루의 콘서트에는 꽤 퀄리티 좋은 그래픽 영상들이 상영되지요. 곡의 가사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의 추상적인 이미지들이 파장이나 패턴을 이루면서 음악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시각물이 뒤로 지나가는데, 그 효과가 가장 극대화된 게 아마 Wake up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박자에 딱 딱 맞춰서 나오는 그 영상은 한없이 달리는 누군가의 모습 위로,
또는 누군가에 의해서 활자로 적혀지는 그 곡의 가사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영작은 완벽하고, 뒤에 딱히 보여지지 않아도 이해되지 않을 발음도 물론 아니지만,
그 가사가 한번쯤 다른 언어체계로 걸러서 매개되지 않고
곧바로 관객들의 귀로, 뇌로 꽂혀들어가는,
그래서 더욱 더 그 의미와 열광이 증폭되는 느낌이었죠.

그런데 언어의 장벽은 없는 반면, 그 관객들 모두가 그가 지금까지 겪어온 모든걸 알지는 못합니다. 
씨엔블루의 한류팬 중 많은 이들은 한국에서 벌어진 논란들이나, 한국에서 용화가 받았던 싸늘한 시선들에 대해선 잘 모르는 경우가 많죠.

데뷔 이후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비틀즈와 오아시스와 또 수많은 전설적인 밴드들과 비교되며 심심풀이 껌 씹듯 인구에 오르내린 경험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롯이 스스로의 힘으로, 바로 그런 밴드들이 섰던 세계적인 무대, LA와 뉴욕에서 단독콘서트를 일구기까지 퍼부었던 노력과 의지, 고뇌와 피땀들. (사실은 그런 대단한 밴드들과 농담으로라도 비교되는건 영광이죠. 이날 이 무대를 보면서 그런 억지스러운 비교들이 오히려 뮤지션 정용화의 어떤 버튼을 눌렀던게 아닐까...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과연 어디까지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을까?...
확실치 않더라도, 저렇게까지 돌직구를 빵빵 날리는데?? 싶은 묘~~한 느낌도 들구요.

가사 한 줄 한 줄이 매섭게 강속구로 매다꽂은 스트라이크였고,
마지막 Business~~~~~↗!!!!!!!!의 그 벨팅은 정말이지 속시원한, 선전포고 같은 맹수의 포효였습니다.



이렇게 무대를 달구고 나자마자, 정용화는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앵콜 전에 무대에서 아예 모습을 감추는 건 처음 보는 광경. 중간 중간 계속 스태프에게 귓속말을 건네긴 했는데, 귓속말로 다 전하지 못할만큼 음향이 심각했던 걸까 싶었습니다.

각 악기의 밸런스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너무 웅웅댈만큼 출력이 과한게 문제였죠. 물론 정보컬은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파워풀한 보컬로 그 뭉개지는 음향을 뚫고 나왔지만, 여전히 귀가 아플만큼 웅웅거리기는 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주로 정신을 중심으로 멤버들이 엠씨를 메꾸고 있을 때쯤, 급 돌아와서 깁슨을 맨 정용화. Does anybody know, which song it is? 이 곡을 아느냐-고 물었을 때, 왔구나! 싶었습니다. 뉴욕 때는 Empire state of mind를 불러주었던 그 대목! 뭘 부를까? 하고 있는데...

잠시 나갔다 들어온 직후라서 그랬는지 잠시 기억을 더듬는 느낌? 
기타를 조금 치다가 멈추고, California knows how to party~
2pac feat. Dr.Dre의 California Love를 조금 부르고~다시 기타를 더 치다가
California~knows how to party~하면서 조금 더 부르다가 my favorite song이라고 하곤, cripwalk으로 마무리......ㅡㅠ

영상을 보니까 좀 낫긴 한데 현장에선 너무 짧게 느껴졌습니다.
역시나 힙합을 듣고 자란 정용화씨??? 하긴 했지만, 너무 짧았습니다.ㅠㅠ 
LA송 기대했다고......^_ㅠ 뉴욕에선 네 곡이었는데! 막 이럼서.... 
(참 이번 Mnet America 인터뷰를 한인 힙합뮤지션 Dumbfoundead가 했던데, 공연을 보면서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네요^^;; 요즘 급 힙합인들과 연이 닿는 느낌? Numb/Encore 같은거 하나 냅시다!!!)

그리고 이어서 가장 좋았던 어쿠스틱 발라드 구간.
음향테러가 가장 적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관객들과의 로맨스가 절정을 이루었던 부분이라서...그냥 정용화에 흠뻑! 취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어쿠스틱 사랑빛은 언제나 사랑스럽고 따사로움이 넘치지만, 또 더 특별했던 건
사랑빛을 시작하며 정말 달달하게 이어갔던 애드립 인트로.
앓다죽을 가성..... 끙끙....어쩌면 좋죠????ㅠㅠㅠㅠㅠㅠㅠ 

이 곡은 관객들도 만점이었습니다. 정말...이렇게 한 마음으로 따라부를 수가 있을까 싶을만큼 떼창이 자연스러웠던 곡. 

'러블리' 구간은 사실 국내에서도 꽤 실패했던 전적이 있던 만큼 통째로 시도하진 않았는데, 너무 잘 따라부르니까 '러블리'만 딱 떼서 아나? 모르나 확인하는 것 같았던 정용화씨. 다들 잘 맞춰 부르니까 너무나 기분 좋아보였어요. 진심으로, 이렇게나 사랑받는 이 곡을 쓰길 잘했어~ 하는 것 같은 뿌듯함과 행복이 넘쳐흐르는 얼굴이었습니다^^

이어서 조명이 꺼지고, 용화는 건반 앞에. 

Feeling은 언제나 마법같죠.
용화가 건반을 치기 시작하자 엄청난 함성이 여기저기서 쏟아졌습니다. 환장하기 시작하는 팬들...의 맘은 이해하지만, 조용히 들어줬으면...할 찰나, 여기저기서 주의를 주는 팬들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Shhhhhhh..... 물론 그럼에도 어떻게든 주목을 받으려는 팬들은 있어서 다소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Shut up!!이라고 외치는 팬들도 있고 대부분이 조용히 경청하려는 분위기였습니다.

용화는 이 모든 것들을 아주 당연히 자주 겪어왔기에, 초연히 건반에 매진.
결코 동요하지 않는 그 모습도 매우 섹시했죠.^^

그럼에도 또 한번 필연적으로 함성이 터지는 순간이 있으니,
아름다운 전주가 끝나고 용화가 입을 떼는 바로 그 순간입니다.
다들 '어쩔 수 없이' 탄식하고야 마는데 그게 겹겹이 쌓이고 쌓이는거죠.^^;;;

Feeling의 마법은 그 직후만 지나면 다시 모두를 초집중해서 그의 목소리와 손길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정말이지 거짓말처럼, 고요가 찾아왔고 지긋이 감상했습니다.

이 곡은...뭐랄까. 
그냥 그 곡만의 특별한 성스러운 기운 같은것이 공연장 전체를 감싸고 있는 느낌.
그 안에서 포근히 안겨 있다가 곡이 끝나면 스르르 잠이 깨는 듯한...그렇지만 결코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 같은. 그런 애틋함과 소중함이 있어요. (그러니까 제발!!...괴성은 그만ㅠㅠ )

원곡 자체도 아름답지만, 라이브용으로 참 편곡을 잘 짰다는 생각을 다시금. 기승전결이 너무나 드라마틱하게 펼쳐져서, 그저 귀가 호강합니다. 비슷하게 뭔가 다른 악기를 사용하면서 편곡을 시도했던 예로 I don't know why가 있었는데, 그때의 정용화가 새로운 걸 '시도'하는 풋풋한 새내기였다면, 지금은 그걸 모두 마스터해서 하나의 마스터피스를 매 공연마다 완성해내는 것 같아요.

그런 다채롭고 풍부한 이 곡의 구성을 잘 이어가는게 These days.

사실 이번 콘에서 These days를 너무 잘 봤습니다. 용화가 메인이 아니라서 평소에는 그렇게 신경쓰지 않았던 곡인데... 그냥 음악 자체에 몸을 싣고, 너무나 즐겁게 뛰노는 정용화가 보이더라구요. 놀이터에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탈것을 발견한 꼬마아이처럼. 신이나서 연주를 하다가, 자기만의 시간이 돌아오면 그 구간을 반짝반짝, 황금처럼 빛나게 만들어 놓고는 다시 건반을 치면서 음악과 하나가 됩니다. 거기 그렇게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호흡하는 것 처럼 자연스럽고, 자유롭고, 행복해보였어요. 

아 그리고 이번에 새로 들은 애드립인데, 


눈물 끝에는 항상 너였어~ baby
이게 너무 좋았습니다.

저에겐 어제 공연의 키워드이기도 했죠. Baby. 기가 막힌 애드립 뒤에 꼭 붙어있던 이 단어! 
이 부분에서 새로 저렇게 부르고 쑥쓰러웠는지? 정신이가 알아챘는지? 암튼 서로 신호를 보내고 고개 까딱하고는 용화가 윙크였나? 씨익 미소?였나를 보내는데...그걸 보고 너무 사랑스러워서 녹아내리던 1인...o<-<;;;; 무대 위 교감의 순간이란 참 소중하죠. (LINY님 용화포커스 직캠이 올라와서 교체합니다. 윙크도 하면서 장난스런 미소 비슷한 것도 보내네요ㅋㅋㅋ 더 가깝게 보니 더 귀엽군요.ㅋㅋㅋㅋ)

그리고는...아...제 사랑 Y,why로군요.
마법같던 발라드 타임을 롹 타임으로 연결시켜주는데 이보다 더 완벽한 곡이 있을까요?
서정성 가득 담고 시작해서, 점차 기타리프와 비트를 더해가는.

이 곡의 완성 역시 팬들이었죠.

트위터에도 썼지만, 이번 BMLA는 지난번 Stand Up!에 비해 압도적으로 '씨엔블루 팬'들이 많이 왔습니다. 지난번에는 타 밴드 팬들도 있었지만 그냥 일반 한류팬들이 더 많이 왔었거든요. 타이틀곡이 아니면 반응이 다소 쎄했던. 그런데 이번에 온 관객들은 투와이도, 커피샵도, 원타임도, 암쏘리도, 러브걸도 따라부릅니다!!!!! '러블리'와 'I love you' '말해줘!!'를 외쳐요. 좀더 큰 회장이라 그런지 그런 관객의 목소리가 잘 들리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어? 이 곡도 부를 줄 아네? 요런 기특해하는 표정의 정용화씨를 보는 것이 사실 조금 더 재밌기는 했습니다 ^^)


그 다음에는 뭐, 완소 DSM라인이죠.

Do you know DSM? 하면서 DSM을 하나씩 공중에 그려가며 설명하다가 혼자 뽱~~~ 터져서 쑥쓰럽게 웃던 십덕미 넘치는 정용화씨. 
대체 왜때문에 그렇게 귀여운겁니까?!?!?!?!?!!!! 쏴리는 왜 쏴리해여!??!?!??ㅋㅋㅋㅋㅋㅋㅋ 
(소소하지만 빨강 티셔츠에 D S 라고 적혀있어서 혼자 얼마나 웃었는지 아십니까!...ㅋㅋㅋ)


좋은 건 움짤로도 한번 더 봅시당.ㅋㅋ


@ChikkaM2


그래놓고 또 진지 섹시모드로 들어가 주십니다.........
아놔.ㅠㅠ

그리고 왜 자꾸...마이크 스탠드를...올렸다. 내렸다...같이 내려갔다가 올라갔다가.......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_ㅠ
오랜만에 긴 EVERYBODY IN MY HEAD!!!!를 들어서 좋았구요.ㅠㅠ

직감-외톨이야는 짜증나게도 자꾸 좋아지다 못해 명곡의 반열에 들려고 해서ㅠㅠㅠ(라이브한정).......정용화에게 화가 날거 같습니다. 곡 시작 전에 자꾸 잔망댄스로 혼을 빼놓고 곡 중간중간에는 

긴긴 시간들이 너를 지워가겠지만~ baby


이런 애드립을 (여러 번) 넣질 않나......ㅡㅠ 

외톨이야는 갑자기 이렇게 마무리하질 않나ㅠㅠㅠㅠㅠ



울 쏘리는...

저 사실 이실직고하면 팔꿈치춤 좀...그랬거든요.........
섬머소닉에서 보고 음...담엔 안했으면^_ㅠ 이랬는데 (쏴리)
네 현장에 가면 하게 됩니다 미친듯잌ㅋㅋㅋㅋㅋㅋ (콘 전에 이두박근 삼두박근을 키워두세요)
팔 떨어져라 팔꿈치춤 추게 만드는 정용화시여ㅠㅠㅠㅠ
근데 자기도 하다말고 갑자기 빵터지기도 하더라구요...ㅋㅋㅋ 
아니 대체 왜 민망해하는 건지?!?!?!?ㅋㅋㅋㅋㅋㅋㅋ 너땜에 이거 한다고!...우리도!.........ㅠㅠ

아무튼 울 쏘리하면 벨팅엔딩이죠. 여름 트라우마가 있어서 마음 졸이면서 보는데...다행히 연주는 맞춰 들어갔는데....
아....음향이 다 했쟈나여ㅠㅠ

현장에서는 아무리 봐도 또다른 벨팅의 레전드ㅠㅠㅠㅠ인거 같은 표정인데 
마지막 음이 도저히 음향땜에 안들려서 쳐울었는데, 직캠에 잘 잡혀서 다행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 아실 내용들인데 후기가 너무 길어졌군요;
아무튼 대강 마무리하자면 (이때쯤 제 녹본이 날아가면서.....저 한정 멘붕시기기도 합니다;;;)

이전무대에서 날린 종이리본이 무대 맨 꼭대기에 걸려있다가 스르르르....내려와서 용화 옆을 살랑거리면서 알짱댔습니다. 근데 그 움직임이 되게 아련해서...전 막 저를 대입해서 보고 있는데^^;;; 걔를 가만 보고있다가 박력있게 휙~~~ 치워버리더니 그런 자신에게 뽱터져서 웃는ㅋㅋㅋㅋ 참 자기가 생각해도 자기가 귀여운가보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한창 노래하는데, 땀때문에 중간에 머리가 약간 더듬이같이 두 가닥이 솟아오른 형태가 되어서 굳은 채로 있는 겁니다. 
와...곤충스러워도 귀여워...하고 있었는데 눈치챘는지 그걸 손으로 쓱. 쓰다듬어 내리더라구요ㅋㅋㅋㅋ 눈이 위에 달렸낰ㅋㅋ.....귀요미였습니다.

그리고 또 감동했던 장면은, 
앵콜때인지라 관객들이 뒤에서부터 통로부분에 달려와서 맨 앞으로 몰렸는데, 무대 맨 앞줄이랑 무대가 높이 빼고는 거의 경계가 없다시피했거든요. 

공연 내내 맨 앞줄을 계속 손잡아주기도 했지만 (앞줄은..사실 공연 내내 축복받은 땅ㅠㅠ 왜 자꾸 손도 잡아주고 다정하게 바라보는 겁니까ㅠㅠ 그들은 안 그래도 상위너라구요~뉴뉴), 그때 몰려온 팬들도 한명 한명 막 몰려들어서 용화 손을 부여잡는데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고 마음껏 잡게 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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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살짝 불안하고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아래 있는 팬들을 완전히 믿고 손을 완전히 내주면서, 오히려 멀리 있는 팬들을 그윽하게 한명씩 바라보는 눈빛이라뇨.ㅠㅠ 관객 한 명 한 명씩 눈빛으로 어루만져주는 느낌? 오늘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며 모두 두 눈 속에 가득 담아가려고 하는것 같은...ㅜㅜ (직찍 추가합니다ㅜㅜ)

이때쯤 돌아다니면서 팬들 선물 하나씩 다~ 받고...그 왕관도 머리에 척 쓰고. (아무리 봐도 자기가 모자계열이 잘 받는 두상임을 너무나 잘 아는 겁니다.ㅋㅋ)
그리고선 다른 팬이 준 페도라도 척 쓰고. 빤딱이 기타도ㅋㅋㅋ...그 선물이 손에 손에 건네져서 앞으로, 위로 올라가는데 왠지 모르게 감동했어요. 팬들도 용화 닮아서 맘씨도 곱고 센스쩌는듯^^

암튼 냉미남 포스의 정용화로 시작하여, 음향 및 사고에 대처하는 프로 뮤지션 정용화, 미친 보컬 정용화, 때때로 너무 수줍어해서 귀요미인 정용화, 귀여운거 알고 귀여운짓 하는 정용화, 어디서 배웠는지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댄스를 머신처럼 추는 정용화, 그리고 그 정용화를 사랑하는 팬들의 따스함까지 온 몸으로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너무 쓸데없이 사족이 길었네요. 아무튼 다녀오지 못하신 분들이 조금이라도 현장 분위기를 느끼시는 데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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