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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ich_ posted Feb 0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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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original article source): http://mcrothsresidence.com/2013/01/26/review-mini-album-cnblue-reblue/

번역: cnbluetheband http://cnbluetheband.com/2013/02/09/reblueby-mcroths-residence/

written by: McRoth


특정 케이팝 그룹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그들의 컴백이 전혀 불안하거나 꺼려지지 않는지 따져보면 된다. 요즘 내게 이런 감정을 갖게 하는 그룹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근래 새롭게 떠오른 이들이 있으니, 바로 한국의 4인조 팝락그룹 씨엔블루다.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약 2년 전부터 자기복제와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씨엔블루는 그들이 처음 케이팝에 출사표를 던졌던 2010년 초와 달리 독창성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러나 작년은 달랐다. 일본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아이돌 앨범치곤 빼어난 정규앨범 ‘코드네임 블루’를 발표한 2012년은 씨엔블루에겐 다시금 영감을 충전한 해였다.

그런 그들이 이번 달, 4번째 미니앨범 “Re:Blue”를 들고 한국에 돌아왔다.

접두어 Re:가 모든 것을 말해주듯이 이번 미니앨범은 여러 의미로 씨엔블루가 한국 음악계에 첫 걸음을 내디딘 그 순간으로 회귀하며, 동시에 그들 특유의 팝락 스타일에 훨씬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간다. 신보 “I’m Sorry”를 한번만 들어도 알 수 있듯이, 프론트맨 용화는 “디비디-디비디-두” 따위의 흥얼거림을 저멀리 뒤로 하고 더욱 새끈한 후크와 멜로디로 한결 강렬함을 선보였다. (이번 미니앨범 전반에 걸친 작곡가로서의 그의 손길도 돋보인다.)

배경으로 깔리는 은근히 음울한 분위기부터 버스 중간 중간 삽입된 종현의 파트까지, 곡의 구성은 새로울 뿐 아니라 온갖 흥미로운 요소들을 한데 버무려 강력한 팝 싱글을 만들어낸다. 확실히 씨엔블루의 가장 강력한 곡 중 하나이며, 최근 발표된 타이틀곡 중에는 단연 으뜸으로 꼽을 만 하다.

또한 씨엔블루 본인들도 그동안 뻔한 공식이 반복되어 왔다는 점을 인지했던 것인지, ‘Re:Blue’는 B사이드마저 상당히 달라진 모습과 기분 좋은 어레인지로 듣는 이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Coffee Shop”은 신디사이저와 씨엔블루 특유의 베이스 라인을 겹겹이 얹으며 마룬5스러운 레트로 느낌을 물씬 낸다. 다소 덜 흥미롭기는 하나, “나란 남자” 역시 비슷한 진행을 이어간다 (앨범 중 가장 약한 트랙). 다음은 ‘Re:Blue’의 가장 가벼운 미디움 템포곡 “나 그대보다”. 씨엔블루의 팬이나 애청자라면 잘 알겠지만, 그 어떤 곡조도 감미롭게 불러내는 종현의 노래는 씨엔블루의 보컬 라인을 듣는 또다른 묘미이기도 하다. 그가 맡은 이 곡은 씨엔블루의 첫번째 미니앨범 ‘Bluetory’에 수록된 “그럴 겁니다…잊을 겁니다…”와 동류의 울림을 선사하며 보다 균형잡힌 페이스로 코러스에 변화를 준다. 사랑스러운 미디움 템포로, 이 그룹의 음악적 매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곡이다.

그러나 이번 EP에서 씨엔블루 사운드의 진정한 진보를 보여주는 곡은 바로 ‘라라라’다. 곡의 도입부를 아르페지오로 장식하는 음울한 피아노 리프는 곡 전반을 넘나들며 후렴에 도달하기까지 지속적으로 분위기의 변화를 주도한다. 사랑으로 인한 복합적인 감정을 노래하는 가사처럼, 빛과 어둠이 서로 포개지는 사운드가 매우 수려하게 흘러간다. 이들이 최근 음악방송에서 선보인 이 곡의 라이브는 꽤 즐거운 선물이었다.

씨엔블루는 이미 예전부터 팝락 그룹이라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이 그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신선한 시도를 (게다가 썩 훌륭히 해냈다)는 점은 안도와 동시에 흥분되는 일이다. 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귀로 확인할 수 있어 좋았던 ‘Re:Blue’는 그 성장이 어떤 사운드를 지녀야 하는지 훌륭히 보여준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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