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기상도 - 시청자는 니들에게 반했어!

'넌내반' 종영… 정용화·박신혜 악재에도 꿋꿋이 현장 지켜 감동 선사

MBC 수목미니시리즈 <넌 내게 반했어>(극본 이명숙ㆍ연출 표민수)가 종방됐다. 비록 KBS 2TV <공주의 남자>, SBS <보스를 지켜라>에 시청률은 뒤졌지만 <넌 내게 반했어>는 완성도 있는 결말을 보여주며 끝까지 지켜 본 시청자들에게 보답했다.

<넌 내게 반했어>는 악재가 많은 드라마였다. 여전히 드라마 홈페이지에는 표민수 PD가 연출자로, 이명숙 작가가 집필자로 명기돼있지만 두 사람이 제 몫을 하지 못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이후 <넌 내게 반했어>를 지킨 이는 주인공을 맡은 정용화와 박신혜였다.

박신혜는 촬영 후 귀가 중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 신세를 졌다. 촬영 일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촬영장에 복귀했다가 재입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곧바로 연기를 재개한 박신혜는 촬영 현장에 물리치료사를 대동했다. 자신의 촬영분량이 없을 때는 현장에서 치료를 받으며 촬영 순서를 기다렸다. 불만만 실컷 토로하다 내빼버린 KBS 2TV 드라마 <스파이 명월>의 주인공 한예슬과 확연히 비교되는 대목이다.

<넌 내게 반했어>의 관계자는 "촬영 틈틈이 치료를 받는 박신혜를 바라보기 안쓰러웠다. 쉬는 시간이 생기면 병원에 다녀와도 좋으련만 혹시라도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가 기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촬영장을 묵묵히 지켰다"고 밝혔다.

정용화 역시 <넌 내게 반했어>가 무사히 끝날 수 있도록 이끈 숨은 공로자다. 첫 주연작을 맡으며 부담이 컸던 정용화는 연기에 전념하기 위해 그밖의 모든 활동을 접었다. 일본 측의 거듭된 프로모션 요청을 뒤로 하고 오로지 연기에만 몰두했다.

극중 밴드부의 일원으로 출연한 정용화는 매일 무대에 설 때와 다름없는 연습량을 소화하며 완벽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넌 내게 반했어>의 많은 부분이 정용화의 즉흥 연주로 메워졌다.

정용화는 16일 오후에는 트위터를 통해 "안녕하세요. 용화입니다. 드라마 이번 주가 마지막이네요. 선배님들ㆍ동료 배우들ㆍ감독님ㆍ작가님 그리고 모든 스태프와 인연을 맺게 돼 정말 좋았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더욱 더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화이팅"이라고 적으며 <넌 내게 반했어> 시청을 독려했다.

두 사람은 <넌 내게 반했어>의 마지막회가 방송되던 18일 오전까지 촬영에 임했다. 이 드라마는 방송 내내 '생방송 체제'를 이어왔다. 연출자와 작가가 제 몫을 해내지 못하면서 일정은 더욱 빡빡해졌다. 한 제작진은 "주연 배우들은 하루에 2,3시간도 눈을 붙이지 못했다. 그나마 차량으로 오가면서 쪽잠을 자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정용화와 박신혜는 별다른 불만없이 현장의 분위기메이커 역할까지 자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스파이 명월>의 방송 파행을 지켜보며 느낀 점이 많았다. 드라마의 시청률이 잘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연진과 제작진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은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정용화 박신혜를 중심으로 모두가 힘을 합쳐 마무리된 <넌 내게 반했어>는 충분히 가치있는 작품이었다"고 덧붙였다.

출처 : 2011-08-19, 한국일보, 안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