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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서른…망가지는 것 두렵지 않았다."

그룹 씨엔블루의 보컬이자 배우 정용화는 JTBC 금토드라마 '더 패키지'를 통해 멋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에 도전했다. 데뷔작 '미남이시네요'에서 멋진 설정을 다 가졌던 것과는 달리 '더 패키지'의 산마루는 '민폐'라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더 패키지'는 각자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패키지여행을 통해 만나 관계를 맺으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프랑스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유명한 관광지를 배경으로 공감 가는 사연들과 운명적인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산마루는 패키지여행의 사고뭉치다. 가이드 윤소소(이연희 분)가 하지 말라는 행동만 골라서 한다. 문화재인 정조대를 호기심 때문에 착용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고, 가면 안 되는 곳에 갔다가 낙오되는 등 돌발행동으로 다른 여행객들에게 피해를 줬다.

정용화는 "대본을 보며 이걸 내가 재밌게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민폐가 될 수 있는 캐릭터인데 어떻게 해야 밉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라고 스스로도 많은 걱정과 고민을 안고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정조대를 해보는 장면은 모양새가 우습기도 하거니와 문화재를 건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 논란이 되지 않을까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고 한다.

정용화는 "모습이 정말 민망했다. 그 장면 때문에 '내가 이 드라마를 하는 게 맞나'하는 생각까지 했다. 방송 전까지 걱정했다. A형이라서"라고 말하며 웃은 뒤 "PD님도 '끝나고 씨엔블루 해야 하는데 평생 남을 텐데 괜찮겠냐'고 걱정해줬다. 다행히 재밌게 나와서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또 윤소소와 성인용품점에서 만난 뒤 윤소소에게 채찍을 맞는 상상을 하는 장면 역시 정용화가 '더 패키지'에서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했다.

"그 장면은 프랑스 로케이션을 끝내고 한국에서 추가로 촬영한 것"이라며 "일단 프랑스 촬영이 끝났기 때문에 여유로웠다. 어떤 것을 해도 웃음이 나올 때였다. 저는 칭찬에 강한 스타일이라 감독님이 감탄하며 재밌다고 하니 저도 더 신나게 했다. 민망하긴 했지만"이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정용화가 오랜만의 작품으로 '더 패키지'를 선택한 이유는 이같은 유머 포인트 때문이다. "잘 할 수 있겠다"라고 스스로 자신했다고. 그렇지만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방송에서 다루기 힘든 소재도 있고 키스신도 있고 자고 일어나는 신도 있고……. 그래서 걱정을 하긴 했는데, 그런 걱정을 할 나이는 좀 지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뷔 초라면 꺼렸겠지만, 나는 내년이면 서른 살이다. 그런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그냥 장면이 잘 살기 위해 산마루가 어떤 사람인지 캐릭터에 대해 생각했다."

대본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자기를 내려놓고, 망가짐을 불사하고 찍은 작품이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그 아쉬움은 때론 새로운 동력이 된다.

"늘 최선을 다하지만, '더 패키지'를 가장 열심히 했다. 그래도 아쉽다. 나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연습했을 때 더 잘했는데' 이런 생각들. 만일 한 번 더 '더 패키지'를 다른 나라로 가게 된다면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다른 곳에 간다면? 하와이가 좋겠다."

http://www.xportsnews.com/jenter/?ac=article_view&entry_id=91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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