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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깨달았다. <넌 내게 반했어>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가. 바로 캐릭터가 없다. 정작 주인공인 이신(정용화 분)과 이규원(박신혜 분)에게 캐릭터가 없다. 캐릭터가 전혀 없다.

 

확실히 어느 순간부터 그래왔었다. 초반 이규원이 이신을 짝사랑하던 장면을 빼고 사실상 두 사람의 캐릭터가 중심이 되어 사건이 일어나고 하는 일이 거의 드물었다. 사건은 따라서 항상 두 사람의 주위에서만 일어나고 있었다. 아니면 아예 외부로부터 사건을 가져오거나.

 

김석현(송창의 분)의 과거를 폭로하고. 김석현과 이규원의 루머를 퍼뜨리고. 그리고 100주년 기념 공연이 중단된 상황에 다시 등장인물들의 열정에 의존한 신파적 상황이 펼쳐지고. 주인공인데도 정작 이신과 이규원이 주도하는 사건은 얼마 없다. 거의 묻어가면서. 그런데도 또 주인공이다 보니 화면에 자주 비춘다는 것이 드라마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앞으로 이들 커플이 어떻게 할 것이다. 이신이나 이규원 누군가 어떻게 행동하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런데 김석현과 이규원의 루머가 퍼진 그 순간에도 정작 이규원은 그 자리에 없었다. 이규원이 해결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주인공인데 오히려 한발짝 비껴서서 방관자의 포지션을 취하고 있었다. 가장 노출빈도가 많은 주인공들이 한 걸음 물러서 있는데 드라마에 활력이 돌 리 없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14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이란 이규원이 넘어지면서 이신을 밀어 이신의 손목이 접질리는 상황 정도다. 그나마라도 없었으면 이신과 이규원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그동안 기타리스트로써 공연하는 모습 말고 특출난 것을 보여준 것도 없는데 이신의 손목이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긴장을 느끼게 할까. 하물며 15회 예정이니 그것도 하루만에 해결되고 말 것이다.

 

타이틀롤이란 원래 사건을 이끌어가는 존재일 텐데. 이들을 중심으로 다른 캐릭터며 사건들이 씨줄과 날줄로 엮듯 배치된다. 그래서 주인공이다. 오죽하면 정윤수(소이현 분), 김석현 커플과 한희주(김윤혜 분), 여준희(강민혁 분) 커플이 모습을 보일 때가 주인공 커플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 아니 이신과 이규원이 데이트할 때 차보운(임세미 분)이라도 끼어들지 않으면 영 밋밋해서 재미가 없다. 그러고 모면 차보운 역시 여준희에 대한 마음이 있었을 텐데.

 

최소한 이들이 등장하면 무언가 기대하는 것이 있고 재미가 있다. 그에 비하면 이신과 이규원은 주인공이라는 것 뿐 대사며 액션이며 모두 밋밋하다. 아무래도 중간의 원래 기획의도와는 달리 이야기가 틀어진 것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말했듯 초기에는 어느 정도 이신과 이규원도 캐릭터가 있었다. 그 캐릭터 가지고 이규원의 짝사랑도 만들어보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에 비하면 지금은 그런 것도 아무것도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정작 두 사람만 남고 보니 겨우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만큼 그 동안 다른 배우들에 가려진 바가 컸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 주제에 화면노출도 가장 많았다. 그러던 것이 떠들썩한 조연들마저 빠지고 나니 그렇게 민망하다. 갈 곳을 잃은 아이마냥 휑하다.

 

아무튼 그렇게 갈등하던 엄마와 딸이 그렇게 또 아무렇지도 않게 화해하고. 과정이 없다. 느갓없는 엄마와 딸의 진솔한 대화에 이은 수술. 바로 그 전에 엄마는 딸 한희주에게 실망했다고 그 동생에게 훈련을 시키려 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원래 그런 수준 아니었겠는가.

 

주인공이 중심이어야 할 텐데도. 인물도 사건도 주인공을 중심에 두고 배치되었어야 할 텐데 과연 이에 대해 이신과 이규원은 무엇이라 대답할까? 두 사람을 특징지어 표현할 수 있는 단어란 무엇일까? 아무것도 없이 그저 흘러가는대로만 맡겨둔다. 전혀 재미가 없다.

 

역시 초지일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의 의도가 흐트러지면 그 다음에는 바로 이어가기가 힘들다. 수습하는 것만도 버겁다. 바로 마지막회라는 것이 다행스러울 정도다. 안타깝다.



출처 : 까칠부님의 골방 구석탱이,  http://blog.daum.net/goorabrain/2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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