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448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결국 신파로 흐르고 마는구나. 임태준(이정헌 분) 학과장과 이사장 부인에 의해 공연이 중단되자 학교의 지원 없이 우리들끼리 한 번 해 보자. 더구나 성대결절이라던 한희주(김윤혜 분)마저 수술까지 미루고 찾아와 이규원(박신혜 분)의 연습을 돕고 립싱크로 무대에 오르고. 뒤에서 이규원이 대신 노래를 부를 것이라는 건 눈치챘다. 너무나 당연한 전개라서.

 

문제는 과연 그런 열혈신파에 대해서마저 공감을 느낄 정도로 공연에 대한 서사가 누적되어 있었는가. 과연 공연에 출연하는 면면 가운데 시청자가 인지할 수 있는 이름이란 몇이나 될까? 한희주, 이규원, 현기영(이현진 분), 그리고 사랑과 그외 두 명의 바보 삼인방. 그만큼 공연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없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어려움을 극복해가며, 어떻게 갈등하고 충돌하고 화해해가며, 그래서 얼마나 절실하게 공연을 바라고 있는가. 그런데 그와 같은 이해가 전혀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 시청자는 단지 구경꾼으로 남는다.

 

어차피 처음부터 공연은 드라마의 중심이 아니었다. 단지 중심소재였을 뿐 공연 자체가 중요하게 다루어진 적이 없다. 공연 내용에 대한 아무런 사전정보나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단편적인 영상만 보여준다고 그로부터 얻어지는 게 무엇이겠는가. 그러고 보니 연주를 하고 노래를 하는 장면도 적잖이 나왔었는데 사실 그것이 맥락이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었다. 드라마에서의 연주란 서사의 일부여야 한다. 공연 역시 전체적인 서사의 일부로써 존재한다. 그러했는가. 도리어 뒤늦게 나타나 뜬금없이 김석현이 그런 인간인 줄 몰랐다며 금일봉을 내놓는 임태준이나 그런 임태준을 받아들이는 김석현이나 맥락없이 황당할 뿐이다.

 

항상 그게 문제였다. 서사가 없다. 누적된 서사가 없다. 점층적으로 사건이 쌓이며 고조되고 그것이 단계적으로 해결되는 그런 과정들이 없다. 임태준과 김석현이 화해하던 것처럼 한 순간에 느닷없이. 김석현(송창의 분)과 정윤수(소이현 분)의 관계도, 이신(정용화 분)과 이규원의 관계도, 이선기(선우재덕 분)와 송지영(이일화 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여준희(강민혁 분)와 한희주의 관계는 조금 서사적 맥락과 개연성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달까. 여준희와 한희주가 가까워지는 과정은 오히려 이해가 간다. 중간과정이 있으니까. 그러나 나머지는? 그리고 이들의 관계에 집중하느라 놓아버렸던 100주년 기념공연이 다시 중심으로 올라와 무대에 세워지고 만다. 아무런 사전정보도 이해도 없는 상황에서.

 

확실히 부분부분 놓고 보면 그리 나쁘지 않다. 청춘드라마로써 정석을 차근히 밟으며 코드를 적절히 잘 활용하고 있다. 재미있게 보려 하면 얼마든지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체로 보았을 때 얼마나 일관되게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는가. 전체 16회짜리 미니시리즈로써 얼마나 충실하게 이야기를 완결짓고 있는가. 개인적으로 이미 지난주쯤 모든 이야기는 끝났다고 보는 터라. 나머지다. 모든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난 찌꺼기. 그다지 크게 의미도 없는.

 

긴장도 없고 갈등도 없으니 얼마나 드라마가 심심한가. 위기도 없고 반전도 없으니 지겨워지기까지 한다. 순간순간 소소한 부분에서 느껴지는 재미와는 달리 자기들기리 감동하며 흘리는 눈물이란 얼마나 공허한가. 드라마란 서사라는 것을. 무언가 말하려 해도 걸리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밋밋함. 끝이 다가온다는 것이겠지. 파장이란 이런 것이구나 깨닫게 한다. 지루하다.



출처 : 까칠부님의 골방 구석탱이,  http://blog.daum.net/goorabrain/2945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7 리뷰 ‘미래의 선택’ 정용화, 이렇게 속 깊은 ‘언더커버’ 보셨어요? 2013.10.23 3122 0
16 리뷰 韓FUN 63호, 첫 투샷 [넌 내게 반했어] 팬미팅 개최 file 2012.10.06 4580 0
15 리뷰 [펌]넌 내게 반했어 - 중심줄거리가 없다! 2012.10.05 4582 0
14 리뷰 [펌]넌 내게 반했어 - 이신과 이규원, 캐릭터가 없다! 2012.10.05 4702 0
13 리뷰 [펌]넌 내게 반했어 - 드라마를 리셋하다! 2012.10.05 4619 0
12 리뷰 [펌] 넌 내게 반했어 - 청춘드라마에 대한 추억... 2012.10.05 4695 0
11 리뷰 [펌]넌 내게 반했어 - 100주년 기념공연에 달리다! 2012.10.05 4693 0
10 리뷰 [펌]넌 내게 반했어 - 이신과 이규원, 주인공이 힘에 부친다! 2012.10.05 4945 0
» 리뷰 [펌]넌 내게 반했어 - 신파로 마무리되다... 2012.10.05 4483 0
8 리뷰 [펌] 넌 내게 반했어 - 시계추처럼 반복되는 무의미한... 2012.10.05 4606 0
7 리뷰 [펌]넌 내게 반했어 - 쓸데없는 잔가지를 쳐내고 줄기만을 남기다! 2012.10.05 4354 0
6 리뷰 [펌]넌 내게 반했어 - 그냥 이대로만 가자! 2012.10.05 4366 0
5 리뷰 [펌]넌 내게 반했어 - 드라마는 끝났다! 2012.10.05 4560 0
4 리뷰 [펌]넌 내게 반했어 - 덥고 습한 여름에 보기에 너무 신파다! 2012.10.05 4635 0
3 리뷰 [펌]넌 내게 반했어 - 스타탄생, 그리고 못난이의 사랑... 2012.10.05 6980 0
2 리뷰 [펌]넌 내게 반했어 - 뻔함과 그리고 흥미로움, 박신혜를 주목한다. 2012.10.05 4661 0
1 리뷰 [펌]넌 내게 반했어 - 뻔한 순정만화, 그러나 가능성을 보다... 2012.10.05 4628 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