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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런 걸 가지고 시계추라 하는 것일 게다. 정히 할 일 없으면 괜히 있던 물건 들어다 저기로 옮겼다 이리로 옮겼다. 사실 할 수 있는 게 그다지 없지 않은가. 그나마 있는 갈등구조라 해봐야 임태준(이정헌 분)과 김석현(송창의 분) 사이의 갈등 뿐인데.

 

그껏 호텔로 불러 사진까지 찍고 그 일을 벌였는데 결론은 고작 한 회도 지나지 않아 김석현 복귀. 그렇다고 그 과정에서 뭐라도 확실하게 그 헤프닝으로 인해 바뀌거나 영향을 받고 한 것이 있는가. 그나마 임태준이 말도 안 되게 무능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아무래도 김석현과 정윤수(소이현 분)가 결혼하게 될 듯하고, 임태준과 이사장 부인과의 사이가 틀어질 뻔했고, 그러고 보니 여준희(강민혁 분)에 대한 한희주(김윤혜 분)의 감정도 조금 더 깊어진 듯하다. 하지만 과연 그런 사소한 결과를 얻자고 막장소리 들어가면서 일을 그렇게 크게 벌렸어야 했는가?

 

어차피 임태준과 이사장 부인은 드라마에서 보듯 다시 손을 잡게 될 것이다. 김석현과 정윤수는 그동안에도 잘 나가던 커플이었다. 굳이 이 사건이 아니었어도 이미 바보같을 정도로 순수한 여준희에 대하 한희주 역시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물며 그래도 학과장씩이나 되는 이가 그렇게 학생들까지 뻔히 알 정도로 기본조차 되어 있지 않은 인물이었다니. 이것은 살리에르도 뭣도 아닌 어처구니 없는 인사의 되도 않는 심술이고 짜증 아니겠는가. 임태준과 이사장 부인이 무언가 일을 꾸며도 긴장보다는 짜증부터 느끼고 마는 것은 그 한심스러움 때문인 것이다.

 

굳이 없어도 되는 장면을 무리하게 크게 벌리더니만, 그렇게 다시 별 의미없이 되돌렸다가는 다시 한희주의 성대결절을 빌미삼아 100주년 기념공연 취소. 이건 또 얼마나 갈까? 다음주면 또 별 사소한 몇몇 인물의 말이나 행동에 의해 다시 모든 것이 없었던 것이 되고 제자리로 돌아갈까? 보아하니 이번 사건의 열쇠는 다름아닌 한희주와 여준희일 것이다. 한희주와 그 엄마의 갈등이 심화된 것과 여준희의 갈등, 그리고 그런 여준희를 보는 한희주의 연민이 양심선언이라도 하게 하지 않을까. 차라리 그렇게 된다면 여준희와 한희주의 관계의 발전이라는 의미라도 있건만.

 

더 갈등을 길게 끌고 재미를 주자는 것도 아니고, 그로 인한 영향으로 내용에 크게 변화나 자극을 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있으나 마나한 이야기를 그것도 짧게 끊을 것이면서 벌리기만 크게. 소리는 요란한데 실속이 없다. 소리만 요란해서 시끄럽지 정작 내용이 없다. 그냥 있어야 해서 넣은 느낌일까? 다른 것 할 것도 없으니 이거라도 여기에 넣어주어야 할 것 같다는 의무감이기도 하다. 유기적 관계는 사라진 채 거의 의무감에 억지 이벤트만이 반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그동안 말해 왔던 너무 갈등구조가 단순한 때문이다. 그나마도 그것을 너무 일찍 다 풀어버렸다. 김석현과 정윤수는 이미 원래의 관계로 돌아왔고, 이신(정용화 분)과 이규원(박신혜 분) 역시 목하열애중이다. 남은 것이라고는 100주년 기념공연 하나인데 이것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 출연배우들이 뮤지컬 경험이라도 있다면 그것 보는 재미라도 있으련만. 그러고 보면 뮤지컬을 한다고만 했지 연습장면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

 

이제 와서는 작가에게 뭐라 하기도 미안할 지경이다. 원래 드라마를 일단 편성하고 조기종영하거나 연장하는 것을 그다지 좋게 보지 않는 편이지만 이 드라마에 대해서는 이미 한 회가 줄어든 15회라는 분량 자체가 너무 버겁다. 할 이야기가 없다. 채울 이야기거리가 없다. 할 수 있는 일이란 있는 자원을 가지고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며 종영을 기다리는 것 뿐이다.

 

첫단추를 잘못 끼운 탓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게 갈등구조도 복잡하게 만들고 했으면 좋았으련만. 더구나 하필 밋밋한 이신과 이규원 커플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문제였다. 여준희와 한희주, 차보운(임세미 분)의 삼각관계 쪽이 만들자면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텐데. 아니면 저녁 10시 시간대라는 점에서 김석현과 정윤수의 성인커플에 초점을 맞춰보는 것도 좋았을 것이다. 하기는 이번에 워낙 진전이 빨라서 앞으로는 존재감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드라마란 미지이고 진행되는 것이지 이미 완결된 결과가 아니다. 더구나 연습장면도 디테일하게 보여주지 못할 것이면서 뮤지컬을 주요 소재로 삼고.

 

아무튼 이제 이번 공연취소건이 거의 마지막일 것이다. 여기서 더 이상 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도 남아 있지 않다. 이번에는 조금 더 길게 긴장을 가지고 끌어가게 될까? 그러고 보면 다음주가 마지막이니 마무리 2회 하면 딱 적당하기도 하다. 그리 길게 남지 않은 것이 다행스럽다.

 

하여튼 90년대도 아니고 귀신이야기에, 귀신탐험에, 귀신분장으로 놀리기. 역시 때를 잘못 타고났다. 시간대도 잘못 만났다. 조금 이른 시간에 가볍게 보기에는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지난번 쓸데없는 자극적인 연출도 없었을까? 아쉬움이 많은 드라마다. 안타까울 정도다.



출처 : 까칠부님의 골방 구석탱이,  http://blog.daum.net/goorabrain/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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