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인터뷰 - 정용화 "내 속의 까칠남 100% 끌어낼 것"

정용화의 얼굴이 TV화면에 꽉 찼다. 조각 같은 얼굴 때문에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진다. 그런 정용화가 입가에 미소를 살짝 띄우며 말한다.

"넌, 내게 반했어."

도발적이면서도 왠지 모르게 따뜻한 이 한 마디에, "그래, 나 너한테 반했어"라는 대답이 절로 나올 듯 하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넌 내게 반했어>(극본 이명숙ㆍ연출 표민수)가 6월 29일 첫 방송됐다. 시청률 조사 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이날 시청률은 7.6%(이하 전국기준). 20%가 넘는 시청률로 종방한 <최고의 사랑>의 후광효과는 크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넌 내게 반했어>만의 저력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자신감을 가져도 되는 이유는 <넌 내게 반했어>가 30대 여성층에서 시청률 17%를 거뒀기 때문이다. 정용화의 유혹은 시작됐다.

"이신이란 친구는 모든 일에 무관심해요. 제 모습과 다른 부분이 많죠. 이신이 어떤 사람인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대본을 읽으면서 연구해봤어요."

극중 이신이 좋아하는 것은 세 가지다. 열정은 온통 음악에 쏟고 사랑은 교수님에게만 준다. 희생은 가족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 최근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보여준 가상 남편의 다정한 모습과 다르다. 또한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서 배려 깊은 남자로 '수건남'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미지와도 다르다.

"저도 차가운 면이 있더라고요, 하하. 제 안에 숨겨진 까칠함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만화 <슬램덩크>에 나오는 서태웅이라는 캐릭터를 연구했어요. 제가 음악 말곤 관심 없는 것처럼 서태웅도 농구 외에는 관심이 없거든요."

열심히 해보려는 그의 열정에도 아이돌 가수의 연기력에 대한 의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분위기다. 그룹 씨앤블루의 보컬인 정용화는 이번 작품이 첫 도전이 아니지만 이러한 논란에 서 벗어나지 못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정용화 보고 있지?'라는 기사를 봤어요. 이순재 선생님이 한 말이더라고요.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연기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몇몇 분들이라도 제 역할을 응원해주는 분들의 힘을 얻어서 더욱 노력해야죠."

이순재는 최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어제 노래 부르다가 오늘 연기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이돌 가수들이 최근 드라마와 영화에 자주 모습을 비추고 있는 현실에 대한 소신을 밝힌 것.

정용화의 말처럼 그는 자신을 응원해주는 <넌 내게 반했어>의 표민수 감독에 힘을 얻고 있다. 표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 앞서 "정용화의 몰입도와 집중력은 대단하다"며 "기타 연주도 하고 노래도 부르면서 연기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용화와 함께 인터뷰 자리에 나온 박신혜 역시 그를 거들었다. 박신혜는 "'밀크남'의 이미지는 하나도 없고 '완벽 까칠남'의 눈빛을 보여줘서 정말 놀랐어요"라고 말했다.

박신혜는 <미남이시네요>에 이어 정용화와 두 번째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작품으로 만난 인연이 깊은 만큼 서로에 대한 조언도 주고 받고 장난도 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줬다. 결국 두 사람은 "정말 사귀지 않냐"는 취재진의 의심(?)을 받았다.

"신혜와 열애설이 난 기사를 보면 웃음 밖에 안 나와요, 하하. 신혜는 웬만한 남자 친구들보다 편한 친구죠. 연예인 중에서는 정말 유일한 친구에요."

유일하다는 친구와 설레는 사랑을 해야하는 정용화. 극중 가야금에 재능이 있는 이규원(박신혜)에게 무심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쓰이는 변화 과정이 드라마의 또 다른 시청 포인트다.

"요즘은 드라마나 노래나 제목 따라 간다는 말이 있잖아요, 하하. 신이와 규원이가 서로 '넌 내게 반했어'라고 말하는 사이에 시청자도 우리 드라마에 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출처 : 2011-07-02, 한국일보, 강민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