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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eoulbeats.com/2013/09/cnblue-wants-know-turns/


-그들의 최신작 What turns you on?은 씨엔블루의 모든 것이 시작되었던 그 곳으로 귀환했다. 바로 일본이다. (그간 일본과 한국에서 앨범을 내온 내역 정리)

씨엔블루의 최신작이자 4번째 일본 스튜디오 앨범인 What turns you on?은 3월과 비슷하다. 들어갈 때는 사자같더니, 나올 때는 양 같다. 밴드 멤버 정용화와 이종현이 작곡한 11개 트랙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맹렬히 질주하는 팝, 팝락, 심지어 약간의 디스코 펑크까지 곁들여 힘차게 시작한다. 또한 그들이 이제까지 해왔고 잘 하는 사운드로 회귀하기도 하고, 새로운 지평을 시도해보기도 한다. 그런데 트랙 8 근처에서 조금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 썩 좋지 않은 팝락/컨템포러리 컨트리 분야에 다가서기도 한다. 어색하고 가끔 뜻이 통하지 않는 영어 가사 (상당수의 곡들은 전부 영어 곡이다) 는 가끔 걸리지만, 그래도 장점이 단점을 훨씬 뛰어넘는 앨범이다.

What turns you on?은 "Lady"로 시작한다. 일본어로 된, 전설적인 애시드 재즈 사운드와 자미로콰이로 대표되는 90년대 월드뮤직 차트의 재림이라고 할 수 있는 곡. 디스코 펑크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이 가슴 뛰게 하는 파워팝은, 거친 기타와 신스 사운드가 디스코 비트 위에 얹힌 뒤 새끈한, 베이스 중심의 디스코 비트로 이어져 스페이스 카우보이(http://www.youtube.com/watch?v=ObdTnUUJVqA)의 귀환을 알리는 듯 하다. "Lady"는 에너지를 높고 즐겁게 이어가며, 댄스 플로어로 당신을 유혹할 것이다. 그들은 곡 내내 "Let's go party tonight"이라고 간청한다. 이토록 중독성 강한 펑키 비트를, 대체 누가 거절하겠는가?

이어, 씨엔블루는 그들의 장기인 스윙 비트의 팝락사운드로 돌아간다. "댄싱위드더스타"의 자이브 위크에 딱 맞는 곡들 말이다. 두번째 트랙 "One More Time"이 그들이 해왔던 곡들의 비트와 구조로 회귀한다는 점은, 연인에게 한번 더 돌아갈 기회를 달라는 내용의 가사와도 일맥상통한다.

이 곡은 씨엔블루의 많은 곡들이 그러하듯 스윙 비트와 베이직한 멜로디가 펼쳐지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예상된 리듬기타 리프와 풋드럼의 톤다운된 사운드로 이어지고, 절반쯤 지난 후엔 나머지 악기연주가 합쳐져 코러스로 전환될 때까지 멜로디가 쭉 이어진다. 끝으로, 코러스가 들어오고, 곡 전반부를 연상시키며 끝난다. "외톨이야"나 "러브"를 들어보았다면 "One More Time"의 구조도 예상해볼 수 있겠지만, 예상 가능하다는 점이 이 곡의 즐거움을 줄이지는 않는다. 이 곡은 우리가 알고 사랑하는 씨엔블루 그 자체이다. 독자 여러분은 모르겠지만, 필자는 이 스타일이 맘에 든다.

세번째 트랙 "CHANGE"는 Big Bang의 재지한 "Cafe"와 몇가지 유사한 멜로디적 특징을 공유하고 있지만, 두 곡을 비교할 수 있는 지점은 거기서 끝난다. Big Bang의 곡이 쿨한 케이팝으로 기록될만하다면, "Change"는 다이나믹하고 감성적이다. 이 포스트그런지스러운 팝락 튠으로, 씨엔블루는 90년대적인 청춘들의 고뇌와 책임감을 담아내는 듯 하다. 질주하는 비트와 펑크(funk)에 닿을듯한 달콤한 기타리프가 곡 내내 이어지고, 열정적인 보컬까지 더해지면서 이 곡은 겹겹이 훌륭해진다. 부족한 점은 조금 혼란스러운 영어 가사인데, 삶을 대하는 가수 본인의 새로운 자세를 여성에 빗대어 말하는 것 같긴 하나 단언할 수는 없다. 가사가 조금 의문스럽다는점을 감안한다면, 가사를 절반쯤 이해한다고 해도 개의치 않고 그 곡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4번째 트랙 "Blind Love"는 반짝거린다. 4월에 싱글로 따로 발매되었던 이 멋진 곡은 다시 들어도 좋다. 신스와 록 기타의 절묘한 결합은 풍부하고 로맨틱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며, 중간 중간 들어간 윈드차임도 그 효과를 더한다. 때로는 달콤하고 부드러우며, 강인했다가도 간절한 보컬 역시 로맨틱함을 한층 높인다.

다음 수록곡 "Don't Care"에서 약간 주춤하지만, 상쇄할만한 장점도 갖고 있다. Duncan Sheik의 "Barely Breathing (http://www.youtube.com/watch?v=A-oh-tP6RvA)", Jason Mraz의 "The Remedy (http://www.youtube.com/watch?v=UHki6sF_ypE)", 그리고 핑클의 브라스와 꽤 어색한 영어 가사를 3분의 1씩 섞은 느낌으로, 겉으로는 실패작처럼 보인다 (혹시 음악계에서 꼭 필요한 스타일이 Duncan Shiek/Jason Mraz/Fin.K.L의 하이브리드라고 생각한다면, 즐기시기를). 그러나 곡을 살리는 것은 밝고 흥겨운 멜로디와 강직한 보컬, 진정성이 느껴지는 가사와 통통 튀는 악기 사운드다. 튕겨지는 현악은 곡을 띄워주고, 윈드차임까지 연주된다 (알겠지만 필자는 윈드차임에 약하다). 앨범 내에서 가장 뛰어난 곡은 아니지만, 나쁘진 않다.

다음은 "Greedy Man". 연인이 부적절한 일을 벌이고 있는 걸 알게 된 화자가 그녀의 무분별한 행동에 대해 직접 나서는 이야기다. 제목에서 유추하기는 어려웠을 수도 있는데, 내가 생각하기엔 "Greedy Woman"이라는 제목이 더 맞지 않나 싶다. 의도치않은 방향 미스를 제쳐둔다면, "Greedy Man"은 높이 솟아오른다. 아름답게 음울한, 섬세하면서도 풍부한 멜로디는 복잡한 재즈 기타 선율과 가벼우면서도 진심어린 보컬, 그리고 잠깐씩 다운된 funk함이 가미되며, 훌륭한 곡이 이루어졌다.

그 다음 트랙이자 싱글인 "Robot"은 뛰어난 파워 팝이자 청춘의 의례에 해당하는 선례들--브리트니 스피어스/N'Sync 시대의 달달한 팝 같은--을 연상시키면서도, pop-funk 요소들과 신스로 부분적인 강조, 그리고 디지털/인더스트리얼 사운드를 한데 조합했다. 일렉트로 쪽으로는 하드하며, 초기 Maroon5를 조금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Robot"은 앨범의 질이 떨어지기 전 마지막 트랙이니, 이 보석을 가슴 깊이 기억해두라.

내가 보기에, 이 다음 트랙인 "Crying Out"의 음악적 영감은 The Eagles의 "Hotel California"다. 이 클래식 락 컨셉에 최신 요소들을 가미하는 건 잘못된 선택이었다. 팝락에 컨템포러리 컨트리를 집어넣어 꽤 나쁜 컨템포러리 크리스찬 음악 같아져 버렸다. 곡 초반, 보컬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꽤 아름답다. 이 곡은 15초 이상 듣지 말 것을 권한다.

다음 트랙 "I can't believe"는 이런 팝락+컨템포러리 컨트리=나쁜 크리스찬 컨템포러리 사운드의 연장인데, 심지어 더 나빠졌다. 몇 군데 좋은 점은 있다. 멜로디가 밝고 감동적이며, 윈드차임도 들어있다. 그래도 이 곡을 살리는 건 그 대단한 윈드차임에게도 역부족인 고된 일이다.

"Starlit Night"은 앞서 두 곡보다는 낫다. 씨엔블루를 기본적인 팝락 쪽으로 다시 돌려주는 곡이다. 희망적인 멜로디, 박수소리, 신스-플룻/브라스 등은 비틀즈에서 영감을 받았음을 쉽게 드러낸다. 이 곡은 청자들과 함께 다같이 큰 원을 그려 손에 손 잡고 흔들면서 따라부르고 싶게 한다. 메모: 가사를 외워서 다음에 이 곡을 들을때 부를 수 있도록 하자.

앨범의 마무리는 "Let Me Know"로, 굉장히 캐취한 후크를 가진 곡이다. 씨엔블루는 다시금 포스트그런지 느낌의 팝락으로 돌아왔다. 조금은 FTIsland의 곡처럼 들리기도 하는 이 곡은, 도식적이면서도 로맨틱한 멜로디로, 록 기타와 기교 부리지 않는 균일한 비트를 들려주지만 아쉽게도 윈드차임은 없다. 이 곡을 완성시키는 것은 코러스인데, 곡 전체가 기억나지 않더라도 "Let me know, let me know"만은 머리에 남을 것이다.

만일 씨엔블루가 "What turns you on?"이라 묻는다면, 나는 "앨범의 전반부"라 답할 거다. 시작은 다양한 장르와 새롭고도 익숙한 사운드를 결합하여 강렬하게 출발했다. 끝의 몇 트랙은 부족하지만, 앨범 전체를 탈선시킬 정도는 아니다. 훌륭한 7개 트랙, 그저 그런 2곡, 별로인 2곡을 모두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좋은 앨범이다. 3.75/5


  • heich_ 2013.09.26 03:13

    전반부 곡들이 짱짱하다는 점과 세부 감상은 꽤 동감하긴 하지만, Change와 Don't care의 가사에 대한 지적은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딱히 어색한 문장도 없을 뿐더러 상징성이 뛰어난 곡들이죠. 새삼 정용화의 맥락을 아는 청자와 모르는 청자의 차이가 이렇게 중요한 거였구나 싶은... 그렇다 해도, 곡 부분은 꽤 정당한 평가를 내려주고 있는듯 해서 뿌듯합니다.

  • trueheart 2013.09.26 10:56

    저도 정용화 가사에 대한 배경 같은걸 모르는 이가 듣는 감상은 다르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용화가 중의적으로 가사를 쓰는 경우도 많은데 그걸 다이렉트로만 해석하다보면 정작 그 가사가 내포하고 있는건 놓칠수도 있는거 같고 받는 감상도 다를거 같네요. Greedy Woman이 더 맞지 않냐고 한것도 그래서 인거 같구요. 제가 보기엔 원제목대로 Greedy Man이 더 적절하다고 봅니다만... 

  • steelyhazel 2013.09.26 04:01

    I generally agree with her review, especially, since she gave special love to my three favorites: Robot, Change and Greedy Man. The thing that bothered me, was her interpretation of lyrics in Change. Did she just assume that the song was about love and girl/boy troubles, because it's K-pop? The review was posted in " Idols"and not "Music"rubric, after all. I did not see the word "girl"in the lyrics as a reference to an actual girl. It could be anything: life, fans, fate, fame, public, talent. But, I guess, everybody is entitled to their own interpretation. The lyrics loose a lot of meaning if you assume that it's a love song, though.

  • mystarYH 2013.09.26 07:00
    레이디 원모어타임 로봇 타이틀 라인 bbb
  • Pearl 2013.09.26 09:42
    I think it was a fair review of the album, however I don't see the similarities of One More Time to I'm A Loner or Love. My personal favourites from this album are Lady, One More Time, Change, Greedy Man and Robot. It's a pity that some of these songs did not or are not getting more attention then it should.
  • musica 2013.09.26 11:56
    I feel that she appreciates and loves CNBLUE songs with the proper amount of fairness, when it comes to music. I just wish she would be a little bit more open minded about their English lyrics. She may just discounts the lyrics as simple love songs, coming from a non-native English speaker. If she could only think about how lots of sincere young musicians often sing seemingly love songs but telling the story of their dreams, pains, hopes, etc. Well, I guess this is another mountain YH will have to climb over before he can stand on the top of the world. No doubt he can do it.
  • paradise 2013.09.26 16:25
    아니 그리디우먼이라뇨ㅋㅋ 쫌 그렇습니다
  • june 2013.09.26 23:05
    전문가나 일반인인 저나 역시 똑같이 느끼나 봅니다 어떤 두곡 들으면서 뭐지? 의문점 이가득한 곡이었으니 말입니다.난해하다고할까?가스펠송도 아니고...레이디정말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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