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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엔블루가 ‘캔트 스톱(Can’t Stop)’을 발표했을 때, 사실 의외였다. 피아노 치는 정용화의 모습은 신선했지만, 데뷔곡 ‘외톨이야’ 이후 걸어왔던 씨엔블루의 음악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0년 데뷔한 씨엔블루는 데뷔 15일 만에 1위를 차지하며 단숨에 대형 신인으로 떠올랐고, 이후 ‘러브(LOVE)’, ‘직감’, ‘헤이 유’, ‘아임 쏘리(I’m sorry)’까지 발표하는 앨범마다 가요프로그램 1위를 휩쓸며 톱밴드로 부상했다. 동시에 씨엔블루라고 생각하면 팝성향이 짙은 경쾌한 모던록이 떠오르는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씨엔블루가 데뷔 5년차에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사실 씨엔블루의 변신은 지난해 발표했던 ‘리블루(Re:BLUE)’에서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정용화는 데뷔 앨범부터 자신의 자작곡을 꾸준히 수록했지만, 대부분 타이틀곡은 김도훈 작곡가 아래에서 태어났다. 씨엔블루만의 제대로된 결과물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 겨우 작년이 돼서야 제대로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타이틀곡 ‘아임 쏘리’는 그동안 씨엔블루가 지속적으로 보여줬던 음악적 색깔을 지키면서도 씨엔블루 자체의 힘으로도 충분히 음악을 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동시에 앞으로 더욱 성장할 씨엔블루의 가능성을 점친 앨범이 됐다.

그러나 씨엔블루에게는 두 가지 과제가 놓여있었다. 첫째, 멤버 모두 성공적인 연기 활동으로 생긴 엔터테이너로서의 이미지, 둘째는 한정된 음악적 색깔이었다. 먼저 멤버들의 연기 도전은 씨엔블루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 큰 역할을 했지만, 엔터테이너적인 기질이 오히려 음악적인 측면에서 이들이 대형 기획사에서 만들어서 데뷔시킨 기획형 밴드라는 인식 또한 심어주는 역할을 했다. 배우와 가수를 겸업하는 아이돌 멤버가 흔하듯 씨엔블루의 연기 활동도 씨엔블루가 음악에 대한 진정성이 희석시키는 작용을 하기도 했다. 특히 데뷔 당시 씨엔블루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서 인기를 끈 수건남 정용화가 속한 밴드로 화제를 모으면서 더욱 아이돌 밴드라는 이미지가 작용됐다. 여기에 한정된 음악적 색깔은 이러한 선입견을 더하기도 했다.


씨엔블루는 이 두 가지 과제를 ‘캔트 스톱(Can’t Stop)’ 앨범으로 모두 해결했다. 먼저 이번 앨범은 여섯 곡의 수록곡 모두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채워졌다. 특히 4번 트랙 이종현의 자작곡 ‘잠 못 드는 밤’을 제외하고는 모든 노래가 리더 정용화의 손에서 탄생됐다. 여기에 ‘캔트 스톱’은 브리티시 록을 기반으로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에서 시작해 후반부로 갈수록 웅장해지는 밴드사운드와 스트링 편곡이 조화를 이룬 곡. 씨엔블루가 기존에 갖고 있던 경쾌한 에너지와 변화된 음악적 방향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같은 음악적 변화는 기획사의 영향에서 이뤄진 것이 결코 아니다. 정용화를 필두로 씨엔블루의 음악이 탄생되기 시작하면서 꾸준히 변화와 성장을 모색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정용화는 최근 텐아시아와 만난 자리에서 “씨엔블루하면 떠오르는 음악이 항상 있었으니까 확실한 변화가 있어야할 기점이라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너무 한 스타일에 갇혀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한동안 곡을 쓰지 않고 있다가 월드 투어도 하고, 여러 공연을 하면서 변화가 생겼다”고 변화의 이유를 말했다.

사실 음악적 변화는 하고 싶다고 결심한다고 해서 누구나 뚝딱 해치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자작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우고, 꾸준히 작곡 활동을 했던 이에게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정용화 스스로도 “‘아임 쏘리’나 ‘커피숍(Coffee Shop)’같이 디스코가 들어가 있는 노래를 가장 편안하게 쓴다”고 인정할 정도다. 그러나 그는 변신했고, 성장했다.

정용화는 컴백을 앞두고 이번 앨범에 대해 “씨엔블루의 음악적 방향성과 정체성을 기대해도 좋을 앨범”이라고 말하며 “씨엔블루가 할 수 있는 멋있는 음악”이라고 덧붙였다. 5년차 밴드의 진짜 터닝포인트가 시작된 것이다.

혹시나 달라진 씨엔블루의 음악에 섭섭해할 사람이 있다면, 수록곡까지 들어보길 권한다. 2번 트랙 ‘다이아몬드 걸’은 기존 씨엔블루 스타일과 가장 비슷하면서도 브라스를 넣어 업그레이드된 음악을 들려준다. 하지만, 3번부터 6번트랙까지는 다시 브리티쉬 록을 기반으로 서정성이 강조된 노래들이 이어진다. 천천히 들으면 씨엔블루가 앞으로 보여줄 음악들이 조금씩 그려질지도 모른다.

http://tenasia.hankyung.com/archives/227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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