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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article in English: http://seoulbeats.com/2014/02/cn-blues-new-mini-album-cant-stopped/

2014.02.27, by Idelle

씨엔블루가 드디어, 드디어 돌아왔다. 그리고 그들은 가장 잘하는 것, 바로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을 '멈출 수 없다(Can't Stop)'고 말한다. 씨엔블루를 마지막으로 들은 건 2013년 9월의 일본 앨범 'What Turns You On?'이었지만, 그들이 한국어로 낸 최신 전작은 무려(!) 작년 1월이었다. 당시 Re:BLUE는 가온 주간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신보 'Can't Stop'은 리스너들이 이전에 들어온 씨엔블루의 음악과는 다른 면을 제시한다. 인간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성장한 모습을 반영해 더욱 성숙한 밴드가 됐다. 이 경향은 스타일에도 이어져, 바이커 재킷이나 낡은 티셔츠를 입는 대신 Bluetory 때처럼 멋진, 그러나 훨씬 개성미가 강화된 수트를 깔끔하게 차려입었다. 똑같은 블랙 턱시도를 버리고, 프레피한 패션에 스스로의 매력만으로도 무리에서 두드러지는 자신감 넘치는 젊은이들이 됐다.

음악적인 면을 보면, 이 미니앨범은 전체를 밴드 멤버들이 직접 작곡했다. 리드보컬 용화가 5곡, 기타리스트 종현이 1곡을 공헌했다. 직접 작곡한 곡을 부름으로서 얻는 큰 장점은, 본인의 목소리가 더 뛰어나게 표현될 만한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다는 거다. 

씨엔블루의 작곡가들에게 이것은 너무도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며, 그들은 대체로 그 어떤 음악적인 허세도 부리지 않는다. 그들의 음악을 듣는 것은--좀 오글거리기는 하지만--그들의 마음 한켠을 그대로 듣는 것 같다.

지난 인터뷰에서, 씨엔블루는 본 조비, 에릭 클랩튼, 마룬5 등 여러 영향을 준 뮤지션들을 언급한 바 있으며, '외톨이야' 등의 곡에서 그 배경에 대한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뮤지션이자 퍼포머로서의 씨엔블루가 가진 다양성을 감안하면 씨엔블루의 사운드가 정확히 무엇인지 가늠하기 어렵기는 하나, 이제까지는 대체로 어쿠스틱 기타 멜로디와 스테디한 베이스 비트, 쭉 솟아오르는 일렉기타 리프 등으로 이루어졌다.

곧 도래할 봄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이번 타이틀곡 'Can't Stop' 에서 그들은 새로운 시도를 단행한다. 헤비한 기타 파트는 다소 물러나고, 예상치 못했던 오케스트라 연주가 전면에 나선다.


곡은 수정처럼 맑은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소울 넘치는 바이올린 인서트와 함께 용화의 적적한 목소리가 "하루에 한 번만 그댄 떠올려줘요 miss you"로 노래하기 시작한다. 다소 음울한 verse가 이어지고, 어찌할 수 없는 절망에 가까운 채로 끝을 낸다. "그럼 난 어떡하나요?"

이 곡이 슬프디 슬픈 발라드곡이라고 생각했을 즈음, 용화가 어쩔 수 없어도 "그대 한마디에 나는 웃어요/ 거울처럼 매일 살아요//나의 하루는 그대의 것이죠" 라고 부르면서 두근거리는 비트를 타고 verse가 쌓여가기 시작한다. 그저 기다리는 대신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이가 돌아봐주지 않더라도 멈추지 않고 사랑할 것을 맹세한다는 점은 송라이터의 개인적인 성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어서, 계절에 딱 맞게끔 이 곡은 꽃이 만개하듯 후렴으로 터져나간다. 거칠고, 신나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돌풍처럼 일어난다. 뮤직비디오에서는 후렴구가 시작함과 동시에 위로 박차오르며, 심지어 그들의 음악성을 상징하는 악기까지도 가히 성스러운 빛에 싸인 채 어떤 천상의 힘으로 폭발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거침없이 살아가고 또 사랑하겠다는 맹세가 ("Can't stop me now Can't stop me now 나는 멈출 수 없네요 I can't stop loving you") 마치 그들에게 새로운 힘을 주입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배가시킨 것처럼 들린다. 성숙하고 성장한 환상적인 순간이며, 이러한 악곡적/가사의 반전은 이 곡을 아름다운 타이틀곡으로 만들어준다. 음악이란, 자고로 듣는 이들로 하여금 삶을 힘차게 살아갈 용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던가?

웅장한 브라스와 발랄한 기타 인서트가 돋보이는 "Diamond Girl"은 이 행복한 열차의 다음 역이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듯한 레트로와, 예의 씨엔블루 스타일 - 쿨한 기타리프를 가득 넣은, 자신감 넘치는 청춘의 사랑고백 - 을 섞었다. 듣기 좋고 흥겨운 곡이며, 구애의 대상에게 "You are my diamond girl...아름다운 보석"이라 외치는 용화의 쾌활한 선고는 사랑스럽도록 달큰하다. 

이렇게 넘치던 경쾌함은, 용화가 로맨스의 끝을 직감하며 무너지는 남자의 시점으로 불러내는 '독한 사랑'에서 주문에 걸린 듯 메말라버린다. 사랑의 감정으로 기뻐 어쩔 줄 모르던 전 두 트랙과 극명히 대비되는 우울함으로, 아마도 알려진 가운데 가장 침울한 음일 A마이너로 시작한다.

이 곡에서는 특히 각 멤버의 음악적 역량과 밴드의 전체적인 화합이 돋보인다. 민혁의 드럼 진행은 verse에서 후렴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반복적이지 않도록 돕고, 종현의 리프는 후렴 뒤에 이어지는 불안함을 효과적으로 증폭시킨다. 정신의 베이스 바리에이션은 곡의 감성적인 톤을 잡아준다. 전체적으로 굉장한 임팩트를 가진 곡이며, 긍정성이 넘치는 앞의 두 곡에 이어지면서 감성적인 균형을 잘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중략)

"Love is..."는 괜찮은 트랙이지만, 극찬할 정도는 아니다. 음반을 채우기 위한 곡 수준은 아니지만, 드라마 OST를 조금 많이 떠올리게 한다. 드라마 주인공들이 다리 위에서 손을 잡고 있을 때...눈이 내리다가...서로에게서 멀어지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후렴구가 재생될 것만 같다.

조금 말이 샜지만, 오히려 씨엔블루가 그간 보여주었던 음악적 성과를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만큼 그들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뜻이니까. Hallelujah, Baby!의 조지나의 어록을 빌리자면, 씨엔블루에게는 "그저 괜찮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거다. 다른 이들이었다면 그냥 들을만한 트랙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씨엔블루에게 원하는건 들을만한게 아니라 탁월함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걸 알기 때문에 그렇다. 이제까지 해온 걸 보기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Love is..."는 별로인 트랙은 아니지만, 우리가 씨엔블루에게 가진 기대치에 비해선 조금 단조롭다.

앨범은 'Like a Child'로 마무리되는데, Carebear (http://www.agkidzone.com/care-bears *소리주의)처럼 보송거리고 활기넘치는 이 곡야말로 도무지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처음 듣자마자 떠오르는 건 무지개와 유니콘, My Little Pony (http://www.hasbro.com/mylittlepony/ )였다. 너무나 통통 튀면서도, 배경에 깔리는 가슴벅찬 오케스트라 연주. 만일 가능하다면 이 곡을 껴안은 채 잠들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가사는 씨엔블루가 밴드로서 터득한 성숙함을 반영하고 있다. 듣는 이를 행복하게 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한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열의가 돋보인다. (Like a child Just like heaven 세상에 퍼질 멜로디 Like a child Just like heaven 널 웃게 만들 멜로디) 기쁨이 넘치고, 이상주의적인 풍경을 노래하고 있기는 하나, (펼쳐진 초원처럼 지는 노을처럼 이 아름다운 paradise) 썩 동경할 만한, 아름다운 이상이다. 

언제까지나 좋은 음악을 만들어가겠다는 선포로 앨범을 끝맺다니, 이 밴드가 자신들에 대한 기대에 맞서 쉬운 길을 택하지 않는 점은 정말이지 존경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얼마나 좋은 소식인가. 나는 씨엔블루가 너무 좋으니 말이다.

'Can't Stop'은 테마적으로도 일관된, 거의 실망시키지 않는 앨범이다. "Love is..."가 약간 아쉽지만, 평균이하의 곡은 아니다. 다른 곡들은 모두 솔직하고 진중하여 가슴에 직격으로 다가오는 앨범으로, 환상적이다. 씨엔블루를 들으면 들을수록 이만큼이나 감정적 유약함과 솔직함을 이뤄낼 수 있다면, 직접 작곡하고 노래하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더 듣고 싶어진다.

또 개인적으로는 앨범 전체에 일관적인 봄의 모티프도 너무나 좋다. 겨울이 끝나가는 지금 이 시기에 꼭 맞는다. 봄은 새로운 시작을 반갑게 맞이하고, 이는 드디어 스스로의 음악을 만들어갈 수 있음을 소속사에 성공적으로 설득했고, 뛰어난 성취를 이룩한 씨엔블루에게도 꼭 어울린다. 또한, 이 주제 덕분에 드라이아이스와 떨어지는 장미 꽃잎이 이루어낸 사랑스럽고 친밀한 분위기의 시각영상물로도 아름다운 결과가 나왔다. 

'꽃남'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가 쉽지만, 씨엔블루는 꽃다운 그 미모 너머에 훨씬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다. 그들은 뮤지션이며, 그 길을 계속 걸어가고자 한다. 나는 그들을 그 길의 끝까지 응원하며, 독자 여러분드도 그러하기를 바란다!

전체 평점 4.5/5

번역: heich_ (퍼가시기 전에 게시판 공지를 꼭 확인해주세요! 절반 이하 게재/본문링크 부탁드립니다.)

  • soon0322 2014.02.28 19:59
    와, 좋은 평이네요...번역 감사합니다.
  • feeling_JYH 2014.02.28 21:26
    와~극찬이네요~!!!
    번역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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