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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엔블루가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 입장을 밝혔고, 크라잉넛이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소송의 배경과 이유를 차분하게 설명했다. 크라잉넛 씨엔블루의 갈등이 마침내 ‘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표현이 아이러니 하지만 한동안 논의 자체가 다소 감정적이었던 까닭에 간과되고 있었던 소송의 본질, 즉 아티스트의 저작권과 저작 인접권 보호에 대한 의식 재정립이라는 취지와 명분도 다시 제 위치를 찾게 됐는 점에서 이번 갈등이 ‘정상적’으로 전개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전개는 크라잉넛과 씨엔블루 뿐 아니라 특히 우리 대중음악계에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시 한번 사건을 정리하면 2010년 씨엔블루는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크라잉넛의 노래 ’필살 오프사이드(Offside)’를 부르며 라이브가 아닌 크라잉넛의 음원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 영상이 2010년 8월 일본에서 판매된 ’씨엔블루 스페셜 DVD’에 포함되며 크라잉 넛은 이에대해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침해했다는 이유로 씨엔블루를 상대로 4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당시 무대가 만들어진 과정에서 엠넷의 보이지 않는 강요가 있었고 DVD 발매에 대해 엠넷과 씨엔블루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어떤 이유던 씨엔블루가 무대에 올라간 사실만으로 명백하게 잘못을 저질렀다는 건 분명하다.

크라잉넛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저작권,저작인접권 문제에 대해 너무 쉽게 간과하고 넘어가지 말고 정확하게 집고 넘어가야 한다”며 “법적 선례를 만들기 위해”라고 소송의 배경을 밝혔다. 이제 서로의 입장에 대해 어느정도씩 이해를 하고 있는 상황이 됐고, 시시비비는 법이 판단할 문제다. 이 쯤에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명백한 정의를 이야기 하고 있는 크라잉넛의 목소리는 왜 그동안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냐’는 것이다.

최초 소송이 알려진 후 엠넷은 “자신들의 잘못이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크라잉넛 측은 “엠넷이 보도자료를 쏟아내 물타기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이후 씨엔블루의 입장을 변호되는 듯 한 기사들이 쏟아지는 것을 접하면서 적잖은 실망감을 느꼈을 수 있고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되는 상황에 환멸감을 경험했을 지도 모른다.

먼저 사실 관계부터 정리하면 엠넷은 해당 사태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았다. 단순히 취재진들에게 사실을 인정했을 뿐이고 이 내용이 기사화 된 것뿐이다. 크라잉넛의 주장처럼 소위 물타기를 위한 입장 발표도 아니었다. 취재진 입장에서는 ‘물타기’를 언급하는 크라잉넛 측이 현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정황이었다.

두 번째로 씨엔블루의 입장에 대한 보도 역시 마찬가지다. 씨엔블루 측은 신인으로 당시 ‘엠카’ 제작진의 요구로 무대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배경, DVD 발매에 대한 책임에 대한 사실 관계를 자세하게 설명하려 했지만 크라잉넛은 “다시는 그런 짓 못하게 혼쭐을 내줘야 한다”로 시작했다. 각각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주장을 전달하는 접근 방식에서 분명 큰 차이가 있었다.

크라잉넛이 인디와 매이저의 대결 프레임으로 사태를 해석한 것도 이들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잃게 만든 요인이다. 취재진 입장에서는 양쪽의 입장을 듣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쪽에 귀를 기울이게 마련이지 “인디라서 무시한거 아니냐”는 식의 진영논리를 앞세운 주장은 와 닿지 않는다. 심정적으로는 동조할 수 있지만 이를 기사화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여기에 크라잉넛의 매체에 대한 다소간의 불신까지 더해졌다. 소속사 대표는 SNS를 통해 매체들의 ‘논조’를 비교하면서 시쳇말로 ‘연예매체가 씨엔블루의 쉴드를 쳐주고 있다’는 뉘앙스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취재진 입장에서도 크라잉넛의 이 같은 반응이 황당할 수 밖에 없다. 결국 크라잉넛 측의 이 같은 태도가 자신들이 우려했던 사태의 본질을 스스로 희석시키고 있었단 점, 크라잉넛의 목소리가 매끄럽게 전달되지 못하게 했다는 점 만큼은 분명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매니지먼트의 기본적인 역할은 아티스트의 자유로운 음악활동을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지원해주는 일이다. 대게는 새로운 음악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게 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일이고 이번 같은 경우에는 아티스트의 분명한 의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게 하는 것이 주요한 책임이다. 여기에 인디와 매이저의 구분은 애초에 없다. 아티스트가 자본의 구속없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음악을 지켜가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인디지, 매니지먼트가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하겠다. 동조하지 않으면 적이다’라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인디, 혹은 인디 정신과는 아무 상관없다.

씨엔블루도 마찬가지다. 애초 소장이 접수되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는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사태가 불거지자마자 홈페이지를 통한 입장보다는 씨엔블루 멤버가 크라잉넛 멤버에게 직접적으로 사과를 했어야 순서다. ‘춤 대신 악기 연주하는 아이돌’이라는 편견 속에서 이제 갓 ‘자신들의 음악을 하는 밴드’로 인정받기 시작한 씨엔블루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기회였음에도 결국 매니지먼트의 지나친 조심스러움은 그 기회를 놓쳐버리게 만들었다.


앞서 언급했듯 이번 사태는 이제 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크라잉넛은 이제 아티스트의 정당한 권리와 주장들을 좀 더 공론화 시킬 방법과 대안을 모색하는데 집중해야 하고 씨엔블루는 지금까지 처럼 실력으로 자신들의 편견과 싸워 이겨내는데 매진해야 할 시점이다. 양쪽 모두 매니지먼트의 제 역할에 대한 반성과 고민은 충분히 했으리라 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 오모이 2013.02.19 10:08
    양쪽 매니지먼트가 제 역할에 대한 반성과 고민을 충분히 했기를 정말 바랍니다.....근데 이글에서도 소송의 목적이 저작권보호에 대한 인식 재정립이라는데 있다고 하면서도 그 부분을 가장 심각하게 침해한 엠넷은 소송하지 않은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네요...상황이 어찌되었든 실연자로서 씨엔블루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똑같은 사안에 대해 다르게 행동한 저쪽이 그래서 더 받아들여지지가 않네요...어떻게 대응을 하든 그건 당한 사람이 결정할 일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이쪽이 진정성에 대해 의심받는다면 저쪽도 진정성에 대해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든것은 분명합니다...
  • 옥토버 2013.02.19 10:10
    와우.....이 기사에 별 다섯 개 주고 싶습니다.....
  • 옥토버 2013.02.19 10:14
    그런데. "매니지먼트의 기본적인 역할은 아티스트의 자유로운 음악활동을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지원해주는 일이다." 이 부분에서는 씨엔의 소속사에 대해 불신을 금할 수 없네요....한대표의 어리석은 상황판단으로 일을 계속 그르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 bluesky_am 2013.02.19 11:26
    그들의 논리평가를 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도 사실을 객관화하는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들의 의도가 순수하지않다고 해서 씨엔블루의 잘못이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그런 무대에 설수밖에 없었다라는 이야기는 이제 충분히 들었습니다. 저는 양쪽다 사실 자체를 객관화하고, 그 사실만을 보고 사태를 정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기자님 말씀에 동의하는게 본질에 대한 접근때문입니다. 그리고 씨엔블루에게 던진 기자의 충고도 다시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 heich_ 2013.02.19 11:29
    동의합니다.
  • 노력하는천재JYH 2013.02.19 17:15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네요... 양측 모두 억울하지 않게 정의롭게 해결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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