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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벗어나는 순간 모든 대한민국 국민은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려서부터 한복과 사극을 좋아하고 한국에 있을 때도 한국 문화를 늘 자랑스러워한 나이기에 외국에 나와서 대한민국에 강한 자긍심을 느끼면서 우리나라를 홍보하는 모습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내가 프랑스에 도착했을 땐 케이팝 열풍이 유럽을 강타했다는 소식을 한국에서부터 이미 접한 상태였고 이상봉 패션 디자이너의 한글이 새겨져 있는 옷들이 주목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왔다는 말을 아주 당당하게 이야기했던 것 같다.

필리핀에서 온 친구들은 필리핀에서 활동했던 산다라박은 물론 아시아를 점령한 가수 비까지도 알고는 나에게 관심을 두었다. 홍콩에서 온 한 소녀는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씨엔블루의 정용화를 알고 있었으며 매주 런닝맨을 시청하고 있었다. 제대로 한류를 느낀 거다. 그렇지만 케이팝을 제외하고는 다른 한국문화를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한류의 바람을 타고 아시아 전역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 중에서도 한국의 고전적인 문화를 보여주는 사극은 그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았던 듯하고 현대물은 한국의 고유문화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있었던 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으로 학교에서 소풍을 갔다. 한국에서 소풍을 가면 역시 점심은 김밥이어야 한다. 가끔 유부초밥을 싸가곤 했지만 주로 김밥을 싸가는 것이 한국의 ‘문화’ 중의 ‘문화’라 할 수 있지 않겠나. 소풍 전날, 아시안 마트에서 단무지를 사고 한국에서 직접 가져온 김을 이용해 김밥을 만들었다. 친구들과 함께 나눠 가질 수 있게 넉넉하게 만들었다. 소풍 당일,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다. ‘스시(sushi)’라는 일본식 이름밖에 몰라 김밥이란 이름을 몇 번이고 외쳤지만 잘 기억하진 못했다. 사진을 찍어간 친구들이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자 각국에서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들에게서 연락이 왔던 모양이다. 모두가 나에게 한마디 했다. 한국문화를 알고 있는 그들은 ‘김밥’이란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고. 케이팝 외에도 한국의 문화가 퍼져있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다.

파란 눈을 가진 파란 띠의 멕시코 태권도 소년

하나, 둘, 셋, 넷. 한국말로 숫자를 외쳤다. 한국 사람이 아니라 멕시코에서 온 호세 루이스가 어눌하지만 정확한 발음으로 숫자를 외쳤다. 내가 있는 학교에서는 한국인이 유일하여서 학교에서 한국어를 들을 일이라곤 전혀 없다. 그런 상황에서 들린 한국어였기 때문에 너무 놀라웠다. 루이스는 자기가 한국어를 할 수 있다며 자랑스럽게 반복해서 숫자를 외치고 있었다. 그가 한국어로 숫자를 외칠 수 있는 사연인즉슨 이러했다. 멕시코에서는 학창시절에 대부분 운동을 하나씩은 한다. 축구나 농구보다는 무술을 배우곤 하는데 합기도, 무에타이 그리고 태권도가 유명하다.


특히 세 종목 중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태권도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학교 선생님에게서 배우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데 루이스는 6살에 시작하여 18살 때까지 오랜 기간 배웠다고 했다. 꾸준히 했던 것은 아니지만 대략 7년 정도 배우며 파란 띠까지는 습득한 루이스는 한국어로 구호를 외치며 태권도를 배웠던 것이다. 시력의 문제로 태권도를 그만두긴 했지만 5년이 지난 2012년 현재까지도 태권도의 절도나 예의범절에 대해서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태권도의 한 부분만 보여 달라고 부탁하자 해맑게 웃으며 숫자를 외치던 모습과는 달리 정신을 가다듬고 강한 손동작과 발차기를 보여주었다. 프랑스에서 멕시코 소년이 보여주는 태권도에서 한국인의 자긍심을 발견한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짬뽕 is really delicious!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기숙사로 돌아오는데 갑자기 필리핀 친구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 짬뽕을 아느냐고. 얼큰하면서 해물의 맛이 가득 느껴지는 시원한 짬뽕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짬뽕은 한국식 짜장면, 순댓국과 더불어 이곳 프랑스에서 그리운 음식 중 하나다. 정확히 한국어 발음으로 ‘짬뽕’을 말하는 그 친구가 너무 신기해 크게 웃으며 어떻게 아느냐 되물었다. 그 친구는 한마디 했다. ‘필리핀에 한국사람 많잖아.’

필리핀의 한 한식당


공감 가는 말이었다. 신혼여행을 가는 신혼부부부터 시작해서 영어를 배우러 가는 학생들까지 필리핀에 한국사람이 많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코리안타운이 따로 있어서 그 길에서는 한국어만 사용해도 살 수 있을 정도이고 그 길에는 한식당이 수없이 많다고 했다. 굳이 코리안타운이 아니더라도 한식당은 필리핀 곳곳에 있어 김치, 비빔밥부터 짬뽕까지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그 친구는 한식 마니아였던 것 같다. 그 친구가 한식당에서 겪은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한식당에서 삼겹살을 형과 함께 먹으려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려 종업원을 기다리고 있는데 종업원이 다가와 한국어로 말을 했던 것이다. 국적은 중국인 그 친구는 외모가 중국인 또는 한국인 같다. 필리핀 사람 같지 않단 얘기다. 한국인이라는 착각을 했던 것 같다.

프랑스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한국의 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해왔다. 좌식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었을 땐 모두가 입이 딱 벌어졌다. 바닥에 보온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프랑스에서 겨울을 나자니 한국인으로서 너무나 추웠다. 이 추위에 대해 교환학생끼리 토론을 할 때, 온돌에 대한 설명과 함께 좌식생활을 설명했다. 좌식 설명을 알려주기 위해 한식들이 차려진 상과 방석이 찍힌 사진을 보여준 적도 있다. 아시아의 문화, 특히 한국의 문화는 중국이나 일본보다 서양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분야다. 서서히 한국의 문화가 개방되고 있는 이 시점에 한국 사람으로서 열심히 홍보하고 올바르게 행동해서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출처 : 2012-08-19, 정현진/인터넷 경향신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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